“이러시면 어떡합니까. 소통합시다.”
“소통 안 하는 놈들이 누군데!”
“버스 좀 나가게 일어나세요.”
“내가 여기 있고 싶어서 있는 거야? 나를 여기 고착시킨 게 누군데? 니들이 막으면 막히고 가라면 가고 내가 그래야 하는 거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경찰이 철수를 하려는데 경찰 버스 뒤에 문규현 신부님이 앉아 있다. 이날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는데 경찰에 발이 묶였다고 한다. 오가는 사람 발목을 잡아 놓은 게 누군데 경찰은 뻔뻔하게도 신부님에게 소통을 하자, 통행을 하자 말한다.
이러한 소동을 벌이며 경찰이 지키고 있는 것은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이다. 이 문이 열리는 것은 공사 차량이 드나드는 시간뿐이다. 어디선가 연락을 받은 경찰은 정문 앞에 앉아 있는 활동가들을 밀어낸다. 마을 사람들과 다른 활동가들이 일손을 멈추고 뛰어나와 힘을 보태려 해도 이미 겹겹이 쌓인 경찰 벽에 막혀 다가갈 수 없다. 그 사이 공사 차량은 유유히 정문을 넘나든다. 공사 차량이 무사히 빠져나가면 경찰은 대오를 해체하고 철수한다.
해군기지 타당성 공청회가 끝나지도 않은 불법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렇듯 시공사편에 서서 그들을 비호한다. 밀려난 사람들은 “너네가 경찰이야? 견찰이지?”라고 그들을 조롱한다.
압도적인 경찰력 앞에 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너무나 힘없이 밀렸다. 4.3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주민과 국가 폭력에 저항하는 평화 활동가들은 매번 국가 폭력에 희생되는 소수였다. 그렇지만 그들은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싸움을 5년 째 이어가고 있다.
그들이 더 이상 홀로 남겨진 섬이 아니길.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그곳으로 향하길. 아름다운 구럼비가 태어난 것과 같은 기적이 또 한 번 강정마을에 일어나길.


